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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Chapter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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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4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덮쳐왔다· 올리비아가 아스모데우스에게 납치되었던 그 순간부터 뇌리를 잠식했던 부정적인 상상들·

이제 그것들은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것도 가장 끔찍한 형태로·

리브가는 신이 모두에게 공평하다는 것을 안다·

질병은 빈부를 가리지 않는다·

죽음도 모두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그 외의 모든 차별과 불공평은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

그것은 리브가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학습을 통해 깨우쳤던 ‘진리’였다·

그러니까 신을 원망해서는 안된다·

언니가 이렇게 된 건 여신님의 잘못이 아니다·

만약 언니가 스스로를 희생하는 성격이 아니었더라면· 상대가 뭐라고 해도 제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었다면·

물론 그렇게 될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랬었더라면·

이렇게···이렇게 될 일은 없었을테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굵은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가혹하시다· 너무나도 너무나도 가혹하시다· 올리비아는 그 누구보다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 그녀가 여태껏 희생했던 것들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녀가 이렇게 죽는다면 죽는다면····

“아아아아!”

일개 인간으로서 감히 신을 원망해서는 안되지만 리브가는 차오르는 감정에 저항할 수 없었다·

저항하고 싶지 않았다·

나이를 먹었지만 리브가는 아직 어렸다· 물론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신관들의 밑에서 자란 탓에 조숙하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리브가는 단 하루도 ‘어른’으로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올리비아의 존재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하나뿐인 가족· 의지하고 싶은 사람· 터울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런 사람이 지금 사라지려 하고 있다·

그래서 원망할 대상이 필요했다· 올리비아를 원망할 수는 없었기에 리브가는 감히 그 화살을 신에게로 돌렸다·

리브가는 올리비아의 옷을 더욱 강하게 붙들었다·

이러다가 저번처럼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서·

“제발···제발!”

리브가는 올리비아의 옷에 얼굴을 묻으며 내뱉었다·

올리비아의 얼굴을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분명 언니라면 지금쯤 죄책감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을테니까·

그런 걸 본다면 다시 한 번 눈물이 터져나올 것만 같아서·

“가 가지 마요···! 가면 안 돼···!”

간신히 쥐어짜낸 목소리에는 울음기가 섞여 있었다· 숨은 헐떡거렸고 목소리는 쉬었고 갈라졌다·

“저는·”

리브가는 충혈된 눈동자를 일그러뜨리며 억지로 웃었다·

“저는···언니가 없으면 안 돼요· 저는···안 돼· 안 돼····”

   “····”

    “제가 성녀인거 아시잖아요···어떻게든 언니를 치료할 방법을 찾아낼테니까· 그럴테니까···!”

리브가의 어깨가 파들거리며 떨렸다·

치료할 방법? 그런 게 있을 턱이 없었다· 어떻게 악마를 인간으로 바꿀 수 있겠는가· 신을 섬기는 몸으로 거짓을 말할 정도로 리브가는 절박했다·

잠깐이면 된다· 지금은 언니를 속여 넘기기만 하면 된다·

거짓을 말한 대가로 신성력을 잃겠지만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 그렇게 하면 그 때까지는 유예를 가질 수 있다·

그렇게 그렇게만 한다면 분명····

“왜···?”

리브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거짓을 내뱉었는데도 몸에는 아무런 부하가 찾아오지 않는다·

그 사실이 리브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올리비아가 거짓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설령 거짓이 통했더라도 그녀에게는 단 하루조차 남지 않았다는 뜻이었으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성녀로서의 강대한 신성력도 여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도·

그 무엇으로도 올리비아를 구할 수 없다·

“···올리비아·”

키엘이 입을 열었다· 그는 떨구었던 고개를 치켜들었다· 언제나 확신으로 가득했던 그의 눈동자는 습기와 함께 공허로 물들어 있었다·

“내가···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무엇을 해야···너를 구할 수 있지?”

   “····”

    “제발 말해다오···나는 나는 이대로 널 떠나보낼 수 없다· 너는 항상 방법을 찾아냈으니 이번에도····”

키엘은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번에도····”

올리비아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말문이 터억 막혔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

왜 미안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 걸까·

정작 잘못한 것은 자신인데·

“키엘· 부탁 하나만 하자·”

    “····”

들으면 안 된다· 키엘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지금 올리비아가 하는 말을 들어줘서는 안된다·

그녀가 무슨 부탁을 할지 알 것만 같았다· 그러니 들어서는 안된다·

“마지막 부탁이야·”

올리비아는 그렇게 말하며 리브가를 쓰다듬던 손을 거두었다· 리브가는 멍한 눈으로 올리비아를 올려다보았다·

“···아아·”

리브가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조금이라도 오래 붙잡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을 쓰다듬던 올리비아의 손이 흉측하게 갈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신성력·’

리브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나 나 때문에····’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그러지 못한 이유는 올리비아의 신체가 처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魔)에 가까워졌기 때문이겠지·

리브가는 더 이상 올리비아를 붙잡지 못했다· 성녀인 자신과 닿는 것만으로도 올리비아에겐 고통이 될 것이기에·

“아···아아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성녀로서의 직감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 공간에 올리비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특한 기운이 일렁거린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올리비아의 몸 속에서 격렬히 날뛰는 마기를 지켜보며 곧 찾아올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것뿐·

올리비아는 안쓰럽다는 얼굴로 리브가를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키엘을 바라보았다·

“나는 곧 마기에 완전히 잠식당할거야·”

어떻게든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슬슬 한계가 느껴졌다· 점점 흐려져가는 시야가 그 증거였다·

당황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될 것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전에····”

   “아니·”

벌써 세 번째였다·

처음은 전생에서 대악마 벨페고르를 만났을 때·

두 번째는 회귀자들이 단체로 덤벼들었을 때·

키엘은 그때마다 올리비아를 잃어야만 했고 다시는 이런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부탁을···내가 들어줄 것 같은가?”

그런데 또 이렇게 되어버렸다·

“아직 속죄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키엘은 주먹을 쥐었다 펴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올리비아는 빙긋 웃기만 했다· 마치 그 말만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속죄·”

올리비아의 입이 열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유독 지쳐 보였다·

“맞아···그랬었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올리비아가 키엘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예전에 기억나? 북부에서 만났을 때···나한테 큼지막한 대검을 들이밀었었잖아· 그 때 목에서 피가 얼마나 나왔었는지· 붕대를 일주일씩이나 감고 있었다니까?”

갑자기 그 때의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키엘은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후후···나는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람이라···그런 일은 쉽게 잊어지 않고 머릿속에 담아두거든·”

키엘은 올리비아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았다·

“나 아직 그때 일 용서 안했다?”

올리비아의 입꼬리는 처음에 살짝 떨렸다· 하지만 그녀는 곧 감정을 다잡고 평소와 같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억지로 만들어냈다·

목이 콱 막히는 기분에 키엘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속죄하고 싶다고 말했지?”

   “올리비아·”

   “그러니까 부탁 하나만 하자·”

키엘은 올리비아의 시선을 느꼈다· 떨리는 손을 말아쥐어 감추었다·

“곧 마신이 나타날거야· 그 녀석은 아스모데우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겠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친다면 이겨낼 수 있어·”

올리비아는 고개를 돌려 군대를 보았다·

방금까지 두 진영으로 나뉘어 있던 병사들은 어느새 한 편이 되어 마물들과 맞서고 있었다·

   아마 아리아가 따로 힘을 쓴 덕분일 것이다· 성기사들이야 사전에 교육을 시켜 놓았으니까·

“마신을 죽여줘· 그게 내 부탁이야·”

   “···올리비아!”

    “어려울 거라는 건 알아· 지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하지만 친구의 목에 칼을 들이밀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

올리비아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키엘은 마주 웃을 수 없었다·

“너라는 사람은···마지막까지····”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어떻게 거절할 수가 있겠는가·

마음 같아서는 리브가처럼 눈물이라도 쏟아내고 싶었지만 도무지 그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올리비아가 그것을 바라지 않을테니까·

“····”

키엘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화아아악···!

올리비아가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친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자그마한 단검이 들려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를 소멸시킬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단검·

올리비아는 천천히 그 단검을 제 심장으로 가져갔다· 동시에 떠오르는 메세지·

[회귀자 ‘아리아 락테아’를 제압하셨습니다·]

   [단서#14를 획득합니다·]

늦다· 늦어도 너무 늦다·

물론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알고 있었으니까·

[15번째 회귀자는····]

   “알려줄 필요 없어·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천천히 단검이 심장을 꿰뚫었다·

마지막 ‘회귀자’를 만날 시간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zakuti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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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I Became the Witch Who Destroyed the World

Score 8
Status: Ongoing Released: 2022
I destroyed the world to see its Annhiliation Ending. And I possessed my Character Olivia in the game. However... [The world is rebuilt.] – NPCs killed by you return. – Princess Aria hates you. – Sword Saint Kiel wants to slit your throat. ...Isn’t that a bit of a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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