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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al Wild West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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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하 외전 6화

* * *

열차 앞쪽엔 부자와 귀족들을 위한 일등칸이 있었다· 넓은 객실과 푹신한 좌석 그 좌석마다 마련된 탁자에는 간식과 음료는 물론이고 꽤 비싼 술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나 승객이 모두 도망친 덕분에 그 술병과 잔들은 열차의 흔들림에 맞춰 덜그럭거리는 조그만 소음을 낼 뿐이었다·

진서하와 이환은 승무원 상팔을 업어와 그 일등석에 눕혀둔 뒤 본인들도 아무 좌석에 앉아 늘어졌다·

어찌하다 보니 다시 열차가 출발하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아니 뭐가 진짜 문제인지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잠시 좌석에 늘어져 있던 진서하가 일등칸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있던 하얀 머리 소녀를 불렀다·

“알리사·”

객차의 장식을 구경하며 좌석 중간중간 차려진 과자를 주워 먹던 알리사는 그 부름에 냉큼 달려왔다· 하지만 정작 가까이 와서는 수줍은 듯 손을 꼼지락거리며 앉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런 모습을 가만 바라보던 진서하는 이리와 앉으라는 듯 자신의 옆좌석을 팡팡 두들겼다·

알리사는 그 손짓을 보고서야 얼른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 맞은편에 앉아 소녀를 관찰하며 턱을 만지작거리던 이환은 그녀 앞으로 과자 바구니를 스윽 밀어주었다· 알리사는 슬쩍 이환의 눈치를 보면서도 그 과자를 집어 먹었다·

이환은 그녀가 오물거리는 걸 바라보다가 말문을 열었다·

[이제 네 이야기 한다· 우리 기다렸다· 오래·]

알리사는 멈칫 굳었다· 하지만 금세 다시 입을 오물거리며 말했다·

[그쪽 라틴어 좀 형편없는 거 알아요? 어디서 배운 거예요?]

[···나 로마 가본 적 없는 사람· 이 정도면 꽤 잘하는 것·]

이환의 대꾸에 알리사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건 맞네요· 하긴 지중해에서도 무역으로 먹고살면서 라틴어 한 줄 모르는 상인들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 열차의 표를 구할 때도 라틴어가 통했었단 말이죠? 아델포스에서도 웬만해선 다 말이 통했고요· 물론 내가 로마 쪽 사람들에게만 말을 걸었던 것도 있지만 그래도 당신 라틴어 수준이 부족한 걸 변명하는 핑계로는 조금 그렇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다· 사실 이 신대륙으로 무작정 도망친 내 잘못이 훨씬 크죠· 낯선 땅으로 도망치면서 그곳의 말을 하나도 공부하지 않은 건 분명 실수였으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당장 뒤에서 티폰의 아이들이 쫓아오고 있었단 말이에요! 항구에서 배를 타고도 안심할 수가 없었다니까요? 게다가 또 어떤 신전에서 내 뒤를 쫓고 있는지도 알 수 없어서···]

“자 잠깐 아니 [잠깐· 너무 빨라· 많아· 천천히·]”

갑자기 우다다 쏟아진 알리사의 라틴어에 이환은 어질어질하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알리사는 그런 이환을 뾰로통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옆에 앉은 진서하를 돌아보았다·

[언니는 내 말 알아듣죠? 그쵸?]

진서하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환이 머리를 긁적였다·

“아 진 소저도 로마 쪽 말을 할 줄 아셨습니까?”

“아뇨· 그쪽 말은 잘 몰라요· 원주민 말이면 모를까·”

“예? 하지만 지금 저 애와 대화를···”

그녀는 손을 뻗어 자신을 올려다보는 알리사의 머리카락을 쓸어주었다· 알리사는 짙은 파란색 눈과 하얀 머리카락 그리고 왼쪽 눈가와 광대 부근을 덮고 있는 기이한 문신이 합쳐져 어딘가의 어린 주술사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녀는 평범과는 거리가 아주 먼 소녀일 것이다·

“사실 나도 뭔지 모르겠어요· 그냥··· 이 아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요· 어쩌면 같은 체질을 가진 사람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체질? 사제들이 말하는 만신전의 축복을 이야기하는 거죠? 물론 난 축복보다는 저주라고 하고 싶지만요·]

“로마에서는 구음사혈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구나·”

진서하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그녀에게 구음사혈은 진정 죽음의 저주였다· 그의 스승과 소림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알기로 구음사혈을 축복이라 부를만한 존재들은 결국 사악한 마인들 뿐이었다· 당연히 로마의 사제라는 자들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이내 진서하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네 이야기를 조금 더 해주겠니? 처음부터·”

[···처음부터요?]

그녀의 질문에 알리사는 잠시 그녀와 이환을 번갈아 보며 머뭇거렸다· 진서하는 차분하게 기다렸고 이환도 흔들림 없이 단단한 눈빛을 보여주었다· 그런 두 사람의 분위기에 알리사도 금방 결심이 선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처음부터 시작하자면··· 그래요 내 아버지는 갈리아의 장군 중 한 명이었어요· 나는 그런 아버지를 따라 갈리아 지방에서 살았죠···]

어린 시절 알리사는 참 별다른 걱정 없이 살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어릴 때 병을 얻어 죽었지만 그 덕분인지 아버진 군단의 엄한 장군이면서도 집에선 딸아이에게 도무지 이기질 못하는 팔불출이었다· 비록 세계의 중심이라는 로마에서 살진 않았지만 알리사는 갈리아에서도 무엇 하나 부족함을 느껴본 적 없었다·

그러던 그녀의 앞날이 검게 변한 것은 열한 번째 생일을 맞이하던 날이었다·

평소 딸아이에게 죽고 못 살던 아버지는 당연히 지난 열 번의 생일처럼 이번 생일에도 큰 잔치를 벌이려 했다· 갈리아 지역 유지들과 군단 부하들이 선물을 챙겨 찾아오고 명망 있는 시민과 지식인들도 찾아와 한 발 걸쳤다· 국경 군단의 장군이라는 자리는 결국 훗날 중앙 정계의 큰손으로 이어지는 발판이었기에 당연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알리사는 그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당장에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 그녀를 치료하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큰돈을 주고 유명한 의사를 불러와도 그녀의 의식을 되찾아주진 못했다· 병명조차 알아낸 이가 없었다·

자연스레 그는 신전의 힘을 빌어보고자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큰 기부금을 전달받은 아폴로 신전의 사제가 찾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알리사는 다시 눈을 뜰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어요· 신전으로 돌아간 사제가 나에 대한 것을 만신전에 보고한 거죠·]

알리사는 삐뚜름하니 미소를 지었다· 만신전과 로마를 향한 차가운 비웃음이었다·

[갑자기 아버지가 로마로 소환되었어요· 반역죄였죠· 당연히 모함이었고 의회에 출석하는 것으로 무죄를 증명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동안 토지와 재산은 모두 동결되었고 잠시 의식을 되찾았던 난 다시 쓰러져버렸죠·]

당장 로마로 떠나야 했던 그녀의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평소 굳게 신용하던 부관에게 그녀를 부탁했다· 그는 로마에서 누명을 벗고 곧바로 신전에 기부금을 바쳐 사제와 함께 돌아올 생각이었다·

갑자기 알리사의 입이 멈췄다· 그녀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자신 앞의 탁자를 내려다보았다· 자연스레 이환과 진서하가 시선을 교환했다·

진서하가 말했다·

“말하기 힘든 부분은 건너뛰어도 괜찮아·”

[···아뇨· 다 다 말할래요· 그러고 싶어요·]

알리사는 여전히 탁자를 정확히는 과거를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 그녀가 낯선 땅에서 떠돌고 있는 모습에서 당연히 짐작할 수 있듯 그녀의 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했다· 사인은 병사· 의회에 출석하기 전 잠시 형식적으로 감옥에서 머무는 동안 몸이 쇠약해져 죽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군단의 장군이 그렇게 죽었다는 건 당연히 이상한 일이었다· 수백 년 전 게르마니아 북부를 정벌하고 룬의 비밀이 군단의 비밀이 된 이후로 로마의 군인들은 지혜만큼이나 강건한 육체를 최우선으로 했다· 찬 바닥에서 며칠 묵었다고 쇠약해져 죽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조사는 형식적이었다· 누군가는 누명을 벗을 방법으로 자결을 택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어쨌든 그렇게 그는 죽은 후에나마 다시 장군이 되었고 의식도 없는 알리사는 그 유산의 상속자가 되었다·

열한 살짜리 거기에 병세가 깊어 언제 죽을지 모를 유산의 상속자· 당연히 승냥이 같은 자들이 그녀를 노렸다· 심지어 로마의 대가문 중에서도 관심을 보이던 자들이 있었다· 그녀의 보호자인 부관은 실제론 그녀와 아무 혈연관계가 없는 자였기에 그녀의 재산을 보호해줄 수 없었다· 그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그저 황금 몇 덩이 몇 조각을 빼돌리고 그녀의 목숨을 연명시켜 주는 것뿐이었다·

[···아버지의 부관은 갈리아 북부 출신이었어요· 그래서 만신전에 속하지 않은 사제 그러니까 드루이드라 불리는 이들과 친했죠· 그는 나를 그들에게 맡겨 치료하려고 했어요· 다행히 그건 어느 정도 효과를 봤죠·]

알리사는 자기 왼쪽 눈가를 쓰다듬었다· 이환은 그 순간 그 눈가에 새겨진 기이한 도형들이 살짝 빛나는 걸 보았다·

그녀는 그렇게 드루이드라 불리는 이들 사이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도 계속 이어지진 못했다·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가 몰려와 그녀가 머물던 곳을 공격한 것이다·

“그들은 누구였니?”

[···내 병을 만신전의 축복이라 부르는 자들· 내 몸뚱이로 신들의 힘을 손에 쥐고자 하는 그를 위해 내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의 부관을 죽이고 내 형제자매 드루이드들을 죽인··· 타락한 만신전의 사제들· 티폰의 아이들 그리고 유피테르의 아이들·]

알리사는 고개를 들어 진서하와 눈을 마주쳤다·

[그날 습격이 있던 날 이후의 이야기는 간단해요· 언제나 도망만 치던 나날이었죠· 드루이드들에게 배운 주문으로 얼굴을 바꾸고 아버지의 남은 유산으로 값을 치르면서· 기어코 바다를 건너 이 낯선 땅까지 오게 된 거죠· 이게 처음부터 시작한 내 이야기에요·]

그녀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이환과 진서하는 잠시 말을 잊고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윽고 진서하는 가만히 팔을 뻗어 알리사를 껴안았다· 지난 과거를 증오하며 차가운 분노로 이글거리던 알리사의 눈이 당혹감에 동글동글해졌다·

“힘들었겠구나·”

진서하의 짧은 위로에 알리사의 표정이 이상해졌다· 알리사는 얼핏 울 것처럼 얼굴을 일그러뜨리다가 얼른 그런 표정을 지우고 두 눈을 꽉 감았다· 그리고는 심호흡하며 부드럽게 진서하를 밀어내고는 다시 눈을 떴다·

[그럼 이제 나도 질문 좀 할게요· 괜찮죠?]

“뭐든 물어보렴·”

알리사는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진서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그 나이까지 살아남았어요? 아니 일단 지금 몇 살이에요? 스물? 스물둘?]

그 질문에 진서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려다가 갑자기 합-하고 입을 다물었다· 이환은 그 순간 그녀의 시선이 아주 찰나지만 자신을 향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그 의미를 제대로 생각해보기도 전에 다시 진서하의 입이 열렸다· 하지만 그 입은 소리를 내는 대신 아주 작게 입술을 달싹거릴 뿐이었다· 전음이었다·

[···설마 저주를 벗은 건가요?]

“맞아· 아니 완전히 벗었다곤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죽진 않아·”

알리사의 눈이 커졌다·

[드루이드의 주문으로도 내 수명 자체를 늘리진 못했는데··· 이러다 정말 죽기 싫으면 만신전으로 가야 하는 걸까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곧 환하게 웃으면서 진서하의 손을 잡았다·

[혹시 혹시 나도 저주를 벗어나게 해줄 수 있나요?]

진서하도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그래· 내 스승님을 찾아가면 될 거야· 그분은 분명히 도와주실 거니까· 십오 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 스승님이란 분은 어디 계시는데요?]

“서쪽에· 지금은 아마··· 음·”

차분히 대답하던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금세 다시 미소를 띠고 대답했다·

“일단 양 삼촌을 좀 만나야겠다· 삼촌은 스승님이 계신 곳을 알 테니까·”

그녀는 알리사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을 이었다·

“이제 걱정하지 마· 내가 도와줄게·”

알리사는 그런 진서하의 모습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술만 오물거리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결국 와락 진서하의 품에 안겼다· 진서하는 품 안이 아이의 눈물로 점점 따듯해지는 걸 느꼈다·

이환은 좌석에 등을 기대며 흐뭇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는 곧 창가로 고개를 돌려 바깥 풍경을 확인하고는 말했다·

“일단 다음 목적지엔 다 왔군요· 남강성입니다·”

그 말에 진서하와 알리사도 창밖을 바라보았다· 남강성· 동무림맹이 자리한 동부 최대의 도시였다·

이제 열차를 멈출 시간이었다·

* * *

“이건 뭔가 착오가 있는 겁니다!”

이환은 창살을 붙잡고 외쳤다· 그의 표정에는 황당하고 억울해 미치겠다는 기색이 한가득했다· 하지만 창살 옆에 경비를 서고 있던 무사는 시선도 돌리지 않고 어련하겠냐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금방 풀려나겠지· 그러니까 난동 부리지 말고 얌전히 앉아 있으시오 소협·”

이환은 그런 사무적인 태도에 입만 벙긋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 약간 황당한 얼굴이 된 진서하와 알리사· 그리고 낮부터 취한 취객부터 소매치기와 건달 등등 남강성의 골칫거리들이 함께 들어차 있었다·

지금 그들은 무림맹의 외부 뇌옥에 갇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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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al Wild West

Martial Wild West

Moorim West, Wild West Murim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The main character reincarnated in a world where martial arts exist. Is the land beyond the sea the world he k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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