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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Chapter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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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이프 플레이어 (957)

이튿날·

은하 일행은 아침을 먹은 뒤 약속한 보물을 받기 위해 판테온으로 향했다·

로마 시내에 위치한 판테온은 돔 형태의 석조 건축물로서 거대한 크기와 웅장한 분위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여기가 보물을 보관하는 곳인가· 한국으로 따지면 국립중앙박물관?’

안에 보관된 보물들의 기운이 밖으로 흘러나오기라도 한 것일까·

판테온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마음이 경건해진다·

은하 일행은 그렇게 한동안 판테온의 장엄함에 압도됐다·

한편 프리시스 메모리는 다른 의미로 감상에 빠져 있었다·

“여기도 되게 오랜만이네요· 역사가 오래된 건물치고는 보존 상태가 좋은 편이었는데 외관상으로는 거의 변화가 없네요· 어디까지나 외관상으로만요· 자세히 보면 건물 주위로 마법이 겹겹이 쳐져 있어요· 경보 마법에 보안 마법 보호 마법 요격 마법 반사 마법 등···· 굉장히 다양하네요· 안에 있는 보물을 지키기 위한 안배인 것 같아요· 군데군데 현대 기술의 흔적이 엿보이기도 하고요· 아마도 〈세기말 디스트럭션〉 이후 보고로 쓰기로 하면서 보강한 거겠죠?”

“····”

이탈리아에 오고 나서부터 거의 관광 가이드로 변신한 프리시스 메모리가 설명한다·

은하 일행은 한 귀로 흘려들으며 판테온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높은 천장과 드넓은 공간이 은하 일행을 맞았다·

천장 구멍에서 새어 들어오는 빛이 주위를 환히 밝혔다·

“음···· 내부는 많이 바뀌었네요· 현대식으로 세련되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긴 하네요· 아 그래도 천장에 뚫려 있는 구멍은 여전하네요· 보이죠? 저걸 오쿨루스(Oculus)라고 해요· 오쿨루스는 라틴어로 눈이란 뜻으로····”

“····”

프리시스 메모리가 말이 많다·

오랜 과거를 털어 낸 이후로는 주책맞아진 면이 있었다·

은하 일행은 대충 장단을 맞추며 판테온 내부를 구경했다·

이탈리아의 감성이 묻어나는 벽화나 전시품 등이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안녕하세요 판테온의 최고 관리자 지오바니 보체티라고 합니다· 빅 마마님께 이야기는 전해 들었습니다· 한국인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으며 은하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가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어를 잘하네···· 이러면 괜히 〈시간의 마녀〉 님을 통역으로 데려온 거 아닌가?’

은하는 프리시스 메모리를 슬쩍 곁눈질했다·

그녀가 제 생각을 안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마 삐지겠지?’

“판도라 클랜 로드? 갑자기 왜 저를 보고 웃는 건가요? 제 얼굴에 뭐라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프리시스 메모리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운데 은하는 작게 키득거렸다·

그때 최고 관리자가 말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판테온에는 석상을 전시하기 위해 벽면을 오목하게 파서 만든 8개의 벽감이 있었다·

최고 관리자가 안내한 곳은 그중 창과 방패를 쥔 여성의 석상이 전시된 벽감이었다·

그가 석상에 손을 대고 떼자 석상이 바닥째로 내려갔다·

쿠구궁····

“····”

꺼진 바닥이 새로 메워진다·

그곳을 밟고 지나간 최고 관리자는 석상 뒤에 가려져 있던 벽감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일렁거리기 시작하고 엘리베이터가 존재를 드러냈다·

‘하긴 남들이 다 드나드는 곳에 허술하게 보고를 뒀을 리 없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보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거구나·’

아마도 조금 전에 사라진 석상은 적법하지 않은 자로부터 엘리베이터를 지키는 파수꾼이리라·

은하는 그렇게 추측했다·

한편 최고 관리자는 은하를 따라 벽감으로 들어오려는 일행을 제지했다·

“죄송합니다만 여기서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노은하 플레이어만 입장해 주십시오·”

“그렇다네· 너희는 여기서 기다려· 나는 다녀올게·”

보안을 위해서라니 어쩔 수 없다·

은하는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 뒤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이윽고 문이 닫히는 틈 사이로·

“잘 다녀오세요·”

“은하야! 기대하고 있는다!?”

“천천히 고르고 와! 아 그렇다고 또 너무 늦지는 말고!”

“기다리고 있을게·”

프리시스 메모리 벽해수 조아라 진서나 등 일행은 웃는 얼굴로 은하를 배웅했다·

미래 유성도 있었다·

“아버지 알죠?”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는 미래 유성·

은하는 고개를 끄덕임과 함께 다음 말로 답을 대신했다·

“어 다녀올게·”

곧이어 문이 닫혔다·

은하를 태운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지하 깊이 하강한다·

* * *

‘얼마나 깊이 있는 거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난 후에는 나선형의 계단이 기다리고 있었다·

은하는 최고 관리자를 따라 그 계단을 내려가야 했다·

그러는 사이 최고 관리자는 붙임성 있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사람은 마나를 품고 있고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마나에는 그들의 기억과 감정 사념 같은 심상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 심상이 강대하면 강대할수록 또한 많으면 많을수록 어떤 식으로든 세계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죠·”

“그래서 몬스터가 생기는 거라죠· 마나가 모여 편재가 되고 그 속에서 집합한 심상이 세상에 구현되면서····”

“네 맞습니다· 잘 아시는군요·”

“플레이어라면 모를 수가 없죠·”

“하지만 그 심상의 집합과 편재는 때로는 몬스터가 아닌 다른 것을 불러들이기도 합니다·”

“···그게 뭔가요?”

“역사의 흐름에 의해 소실됐거나 혹은····”

신화나 전설 구전 동화 민담처럼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신비지요·

그렇게 말이 이어졌을 때쯤 어느덧 계단이 끝나 가고 있었다·

은하는 저 아래에 보이는 거대한 철문을 발견했다·

“판테온의 최고 등급 보고에는 로마 제국 이전 고대부터 이어진 역사적으로 가치를 지닌 보물들이 보관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인들은 물론 그리스와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주변 국가를 포함한 사람들의 심상이 구현된····”

“신비도 있다는 말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최고 관리자가 긍정했다·

나선형 계단을 내려온 그가 철문을 등에 지고 섰다·

“제가 조언을 해도 되겠습니까·”

“네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보고에 들어가면 보물들의 기운이 자아내는 환상 속을 걷게 될 겁니다· 그러니 당황하지 말고 나아가십시오·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노은하 플레이어에게 이끌린 보물이 어느 순간 나타날 겁니다· 조언하건대 그 보물을 선택하십시오· 그 보물만큼 노은하 플레이어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보물은 없을 겁니다·”

“···네 조언 감사합니다·”

이윽고 거대한 철문이 열린다·

안에서 영롱한 빛들이 쏟아져 나왔다·

최고 관리자를 뒤로한 은하는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빛이 그를 감쌌다·

* * *

“····”

주위에 안개가 자욱이 깔려 너머를 내다볼 수가 없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에 대한 의식이 흐릿해진다·

그러나 마음은 평온했다·

‘일전에 태극 등급 보고에 들어갔을 때랑 같은 현상이야·’

침착하게 안개 속을 나아간다·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있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은하는 주저하는 기색 없이 안개 속을 걸었다·

별안간 바이올린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이건····’

들어 본 적이 있는 곡이다·

클래식을 즐기던 한서현을 따라 종종 그녀와 같이 듣고는 했던 은하는 곡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올리온 협주곡 사계 중 하나에 속하는 봄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화아악!

바이올린 소리가 커지는가 싶더니 눈앞으로 황금색 빛이 내려왔다·

그 속에서 웬 바이올린이 스스로 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아까 최고 관리자가 말했지· 제일 먼저 나타나는 보물이 나와 가장 잘 맞는 보물이라고· 그러니 선택하라고·’

확실히 은하는 끌림을 느꼈다·

눈앞에 있는 바이올린과 자신은 상성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직감이 들었다·

하지만·

‘유성이가 말했지· 보물의 기운에 현혹되지 말라고· 하나의 보물만이 내 가능성을 나타내지는 않으니 내가 직접 보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보물이 나를 선택하게 두는 게 아니라···· 맞는 말이야·’

미래 유성의 조언을 기억했기에·

은하는 가만히 바라보기만 할 뿐 바이올린으로 손을 뻗지 않았다·

그러자 바이올린이 곡을 바꿨다·

“····”

혹독한 겨울의 시작을 알리며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곡조·

안토니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겨울이었다·

바이올린은 그 곡을 통해 은하에게 전하고 있었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거라는 건가·’

보물이 자신을 선택하려 하다니 같잖다·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어야 했다·

은하는 코웃음을 쳤다·

────!!!

또 다른 음악 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북 바이올린 나팔 등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의 연주·

거기에 오페라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작풍과 풍부한 노래·

‘이번에는 베르디의 레퀴엠인가·’

주세페 베르디의 레퀴엠 그중 진노의 날이다·

은하는 바이올린에 지지 않는 빛을 뿜으며 내려오는 지휘봉을 눈에 담았다·

노래는 지휘봉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이것들이 싸우네·’

바이올린과 지휘봉은 경쟁하듯 점점 음악 소리를 키우며 자신을 선택해 달라는 듯이 은하의 주위를 맴돌았다·

잠시 흥미를 보이던 은하는 곧 눈살을 찌푸렸다·

‘시끄러워·’

아무리 좋은 음악일지라도 동시에 듣자니 소음이나 다름없었다·

은하는 두 보물을 쫓아내려 손사래를 치며 나아갔다·

그러던 그때·

“····”

지금까지 들어 본 적 없는 절로 심금을 울리게 만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개 속으로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걸음을 멈춘 은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빛을 뿜는 황금 하프가 내려오고 있었다·

‘이것들 때문에 깨진 흥을 얘가 책임져 주네· 듣기 좋다·’

마음이 치유되는 좋은 노래다·

은하는 그대로 눈을 감고 하프 소리를 감상했다·

그러고 나서 발을 뗐다·

“고마워 잘 들었어·”

───!!

설마 은하가 음악만 듣고 지나쳐 버릴 줄은 몰랐는지 황금 하프가 당황했다·

처음에 나타났을 때 보인 위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하프가 바이올린과 지휘봉처럼 은하를 쫓아왔다·

‘이제 보니 얘도 구질구질하네·’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도록 해·”

은하는 귀찮다는 듯이 떼어 냈다·

계속 안개 속을 나아간다·

화르륵! 히이잉!

다음에 나타난 보물은 마차였다·

마차는 태양을 연상케 하는 불덩어리를 끌고 있었다·

보물의 기운을 느낀 은하는 감탄사를 흘렸다·

‘이거 알아· 아폴론···· 여기서는 아폴로라고 하나? 아무튼 그 신의 태양 마차인가·’

가지고 싶다 탐이 난다·

하지만 은하는 욕심을 억누르며 태양 마차를 지나쳤다·

히이잉····

‘따라오지 마· 구슬프게 울지도 말고·’

행여나 마음이 돌아서 버릴까·

은하는 옆에서 걸음을 맞추는 태양 마차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태양 마차를 비웃듯 말발굽 소리를 크게 울리며 달을 끄는 마차가 나타났다·

타그닥 타그닥 타그닥! 히이잉! 타그닥 타그닥····

‘이번에는 아르테미스···· 여기서는 디아나라고 했지 아마? 그 여신의 달의 마차인가·’

태양 마차를 보았을 때처럼 탐이 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은하는 인내심을 발휘해 달의 마차를 모른 척 지나갔다·

히이잉····

‘너도 따라오지 마····’

태양 마차와 달의 마차가 양옆에서 따라온다·

은하는 필사적으로 무시했다·

혁명가 주세페 가리발디의 깃발 주신 디오니소스의 포도주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투구 네로의 황관 알렉산드로스 2세의 군마 군신 아레스의 검 명계의 여왕 페르세포네의 씨앗 사랑의 신 에로스의 화살 헤르메스의 날개 신발 등·

이후에 나타난 보물들에게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너무 가지고 싶다·’

은하는 애써 탐욕을 참았다·

계속해서 안개 속을 나아간다·

그러다 다음 보물의 등장에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강렬한 끌림을 느꼈으니까·

화아악!

“····”

오색찬란한 빛 속에서 나타난 보물은 원형 방패였다·

중심부에는 여성의 얼굴을 본뜬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이건····’

조금 전 벽감 앞에 있던 석상이 쥐고 있던 방패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방패는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로운 기운을 발하고 있었다·

그 기운에 저도 몰래 홀린 은하는 방패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아이기스(Aegis)·”

정의와 지혜 전쟁 평화 문명 지성 이성 학문 법 전술 외에도 수많은 영역을 관장하는 여신·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테나 로마 신화에서는 미네르바로 통하는 그녀의 방패·

“이게 내가 골랐다는 거구나····”

은하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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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Re: Life Player]

Re:Life Player, 리라이프 플레이어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18 Native Language: Korean
[Undead] Noh Eunha. After losing his family and closing off his heart, he just wanted to kill the monsters he loathed. I regressed before my life came to an end in the deepest part of the [Abyss Dungeon] that was impossible for mankind to raid. Since I’ve been reborn as a baby, let’s make this life different. I will do anything for the sake of my happiness. I’ll kill in order to live, and I’ll do my best to survive. Even if I have to walk a thorny road by myself without anyone acknowledging me. This life, I will definitely— [M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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