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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s of the Demon Faction Chapter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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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76화· 몰아치는 피바람 속에서 (1)

“움직이지 않는군요·”

혈호대 부대주 석환의 말에 대주인 우이곤이 인상을 찌푸렸다·

“뭐지? 설마 알아챈 것인가?”

호검단의 혈호대는 흑호대와 다르다·

흑호대가 암습에 특화된 부대라면 혈호대는 소수 병력으로 적을 치고 빠지는 데에 능한 부대였다·

암습과 기습의 차이였다· 흑호대가 살수라면 혈호대는 특수 부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모르고 상대하면 전자가 더 위력적이겠지만 상대를 인식하는 싸움에서는 후자가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다·

혈호와 흑호 두 부대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호검단의 전력이 달라지는 것이다· 삼백의 귀호대(鬼虎隊)가 그들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은 두 부대의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귀호대가 제대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만요에게서 연락은?”

“아직 없습니다·”

“···빌어먹을·”

흑호대주 만요는 빈말로도 친해지고 싶은 놈이 아니었지만 적어도 일 처리 하나는 확실한 놈이었다·

그간의 임무 중 단 한 번도 연락이 안 된 적은 없었다· 음험하기 짝이 없는 놈이지만 올바른 연락 체계가 뒤흔들리면 부대 전체에 악영향이 간다는 것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놈이었다·

‘이 시간이면 답신이 두 번은 올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도 오지 않았다는 것은····’

결과는 명확하다·

흑호대는 당했다·

‘하지만 어떻게?’

흑호대의 실력은 복건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부대의 실력이라는 게 워낙 환경과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도 어떻게든 임무를 달성하고 돌아왔던 게 흑호대였다·

어지간한 일류 살수 문파에 비할 만한 부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버렸다고?

‘마교 놈들이 그렇게 강하다고?’

정보는 받았다· 오백 내외로 추정되며 사뭇 정련된 기도가 인상적인 능히 일류의 대부대(大部隊)라고 하였다·

호검단 역시 인원수가 오백이었고 실력도 일류였다· 눈에 띄는 무림 문파가 많지는 않더라도 복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무력 조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흑호대주는 바보가 아니다· 경험도 출중해· 만약 감당키 힘든 전력과 마주쳤다면 무조건 퇴각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당했다는 건 적의 실력이 흑호대를 완전히 압도한다는 뜻이리라·

‘그럴 수가 있나?’

전면전에서 실력 차이가 뚜렷하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 특히 무림인으로 이뤄진 부대들은 그런 면이 유독 두드러진다·

하지만 흑호대는 암살 조직이다· 두 수 세 수 위의 전력이라도 마음먹고 도주하는 흑호대를 쫓아 몰살시켜 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말로 당한 거라면 놈들도 뭔가 수를 썼을 것이다· 그게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 돼·’

흑호대가 도망도 못 치고 전멸당할 정도의 전력이라면 굳이 저기서 죽치고 있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우이곤의 눈이 깊어졌다·

‘마공이라?’

천하에는 온갖 사이한 무공들이 판을 친다· 개중에는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사술도 있고 병기에 진기도 담지 못할 놈을 벼락처럼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기이한 신법 공부도 존재한다·

‘정통 마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만약 놈들의 마공이 상리를 벗어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마도무림의 총본산 천마신교가 보유하고 있는 마공들을 정통 마공이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천마신교의 마공은 중원에 퍼진 잡스러운 마공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온갖 사공과 마공을 보유했으니 사람의 정신을 극단적으로 망가트리거나 허상을 보게 하는 등의 무공도 보유했을 것이다· 흑호대 또한 그런 종류의 무공에 당한 것이 아닐는지·

‘뭐가 어찌 되었든 더는 기다릴 수 없어·’

협곡 밖 적의 모든 전력이 도열하여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역시 조심스럽군·’

좌우로 꽤 높은 절벽이 막고 있는 이 협곡에서 기습을 받으면 피해가 클 것은 자명하다·

저들 또한 그 사실을 아니 섣불리 진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주님· 어떻게 할까요?”

“····”

“귀호대에 다시 연락을 넣을까요?”

후방에는 귀호대가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서 이십 리는 넘게 떨어진 곳에서 적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적들을 귀호대에게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곳으로 끌어들여야만 했다·

‘어쨌든 일차 작전은 물 건너갔다·’

그 평지에 적들을 묶어 두고 차근차근 천천히 말려 죽이는 것이 일차 목표였다· 어느 정도 피해를 입은 놈들이 참다못해 진격하게 만드는 것까지가 흑호대의 임무였다·

하지만 흑호대는 연락을 받지 않고 적들은 여기까지 왔다· 흑호대의 생존 여부를 떠나 결국 일차 작전은 실패다·

이대로 이차 작전을 실행하는가 아니면 대기하는가·

“귀호대에 연락을 넣어라· 흑호대가 전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그리고····”

우이곤의 눈빛이 바뀌었다·

“우리도 움직인다·”

적을 정면에서 상대하진 않는다· 적의 첨병만 공격하며 살살 이곳으로 꿰어 올 때가 되었다·

“일 조와 삼 조 그리고 사 조가 번갈아 가며 놈들을····”

그때였다·

“···?!”

우이곤과 석환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

사방을 경계하던 놈들이 일순간 도열하여 오던 길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대주님·”

석환이 인상을 찡그렸다·

“놈들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나도 보고 있다·”

게슴츠레 뜬 눈으로 적군을 보는 우이곤의 머리는 실로 오랜만에 핑핑 돌아가고 있었다·

‘협곡에서의 기습을 염두에 둔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모를 것이다·

모르지만 있다고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럴 가능성이 가장 컸다·

‘그렇다면····’

우이곤의 얼굴에 떨떠름한 기색이 어렸다·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협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넓다· 하지만 좌우로 빠지는 길들이 워낙 험해서 저 많은 인원이 산개는 할 수 있을지언정 조용히 이동할 수는 없다·

말하자면 적을 유인해서 기습하는 방법 따위는 통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걸 알고도 빠졌다면 달리 수가 있는 것이요 모르고 빠졌다면 그냥 바보에 불과하다·

‘당연히 바보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히 다른 길을 찾아서 돌아갈 생각인가·’

지금으로서는 그 가능성이 가장 컸다·

석환이 물었다·

“애들 붙여 볼까요?”

묵묵히 생각에 잠겼던 우이곤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 조와 삼 조만 보내라· 최대한 은밀하게 놈들의 동태를 살피라고 해·”

“알겠습니다·”

석환이 검지를 들다가 엄지와 검지를 접고 까딱였다·

스르륵·

검붉은 무복을 입은 복면인 스무 명이 조용하게 움직였다·

그들의 움직임은 흑호대의 움직임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흑호대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바람과 같다면 혈호대는 땅에 배를 끌고 나아가는 뱀과 같았다·

은밀하면서도 빠르다· 도주와 암습 면에서는 흑호대의 신법이 어울리지만 치고 빠지는 대응에 있어서는 부드럽고 끈적끈적한 혈호대의 신법이 훨씬 더 유리할 것이다·

그렇게 두 개 조가 협곡을 지나 적들이 후퇴한 곳으로 들어갔다·

“부대주·”

“예 대주님·”

“남은 조원들에게 전투를 준비하라 이르게·”

석환의 눈이 반짝였다·

우이곤이 담담하게 말했다·

“놈들의 움직임을 봤을 때 기습이나 암습에 특화된 보법은 아니야· 물론 저 중에 은밀하게 기동할 수 있는 놈이 있기야 하겠지만 부대 단위로 움직일 때는 의미가 없지·”

“그럴 겁니다·”

“혹시 모르니 철저하게 방진을 짜 두게·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정말 만에 하나라도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즉각 대처 후 후방으로 빠질 거야·”

“알겠습니다·”

석환이 남은 혈호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은 혈호대가 방진을 구축했다· 빠르고 신속한 몸놀림· 수천 수만 번을 반복했을 동작이었다·

우이곤의 얼굴에 흐뭇함이 일었다·

‘좋아·’

혈호대는 호검단에서도 가장 많은 일을 수행하는 부대다· 그만큼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귀호대와 흑호대가 쉬어도 혈호대는 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부대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더 많은 실전 더 많은 경험을 얻는 것이야말로 강해지는 길이라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이곤은 그런 부하들을 자랑스러워했다·

‘몇 년 뒤 호검단의 좌장은 우리가 될 것이다·’

혈호대의 첫 시작은 불과 서른 명이었다· 그런 혈호대가 고작 삼 년 만에 백 명으로 늘었다· 귀호대의 진법을 고치면서까지 혈호대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나중에는 그 수가 더욱 많아질 것이고 그리되면 상단주와의 약속대로 호검단 전체가 따로 문파를 설립하여 복건의 패권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호검단주를 제외 가장 능력 있는 자신이 문파의 이인자가 되어 실질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이곤의 꿈이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 모든 임무를 성공시킨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훅!

저 멀리서 뛰어온 혈호 셋이 우이곤과 석환 앞에 부복했다·

“현재 일 조는 삼 조보다 삼십 장 더 안쪽으로 들어가 적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일 조의 전달로 적들이 장정(長汀) 방향으로 행군로를 틀고 있다 합니다·”

석환이 우이곤을 바라보았다·

“우회하여 돌아갈 생각인 모양입니다·”

“음·”

우이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했더니만 정말로 그랬군· 생각보다 조심성이 많은 놈들이야·”

우회해서 연성으로 들어가려면 이틀은 더 소모될 것이다· 그 시간을 감수할 정도로 전력 보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소리다·

“돌아가서 반 시진에 한 번씩 보고토록 해라· 두 번의 보고가 이전과 같다면 우리 역시 선회하여 적들을····”

그때였다·

‘어?’

우이곤의 눈이 흔들렸다·

‘뭐지?’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불어오는 바람이 몹시 선선했다· 적들을 맞아 대기하는 그들은 바람의 역방향으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왜일까? 그 바람이 이상하게 지금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

‘뭐가 이렇게····’

그때 우이곤의 눈이 허공 높은 곳 어딘가를 포착했다·

수십 개의 검은 점들이 보였다· 태양 빛 때문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그 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져 가고 있었다·

호선을 그리며 떨어져 내린다· 표면적이 작은 그러나 기다란····

‘화살?!’

그리고 그 화살 끝에는 검은 무언가가 매달려 있었다·

우이곤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후퇴해라! 뒤로 빠져!”

차아아아앙!

곧장 혈호검을 뽑아 든 그가 검풍(劍風)을 날렸다·

퍼석!

십여 개의 화살이 힘을 잃고 바스러졌다· 하지만 남은 화살은 이미 혈호대 주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펑! 퍼퍼퍼퍼펑!!

섬뜩한 폭음과 함께 허연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빠르게 사라졌다·

“컥!”

“우웨엑!”

“으아아아악!”

참혹한 비명과 함께 우수수 쓰러지는 혈호들·

“독이다! 호흡을 멈추고 후퇴해라! 어서!”

“피해라!”

대열이 흐트러지고 방진이 무너졌다· 협곡 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때·

파바바바박!

대체 언제 어떻게 이동했는지 모를 마인들 오십여 명이 협곡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선임 조장 설이전을 필두로 한 이군의 마인들이었다·

설이전이 활을 당기며 외쳤다·

“쏴라!”

티티티티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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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onicles of the Demon Faction

Chronicles of the Demon Faction

Status: Ongoing
Chun Hajin, the strongest assassin of the Orthodox Murim’s Righteous Heavenly Alliance. Hajin loses his life as he tries to escape to find freedom. And then… ‘The divine cult is immortal, may all demons submit. Congratulations on your recovery, third young master!’ He was reincarnated into the body of the Murim’s public enemy, the third young master of the Demonic Cult?! The conquest of the Demonic Murim by Chun Hajin, the strongest secret weapon of the Orthodox Murim, begin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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